[잡 생각] η = 100%, 생각 ▶ 말 전달하기
넷플릭스의 화제작 돈룩업을 보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오랜만의 스크린복귀작이며, 주변에서 재밌다는 평이 많아 올해 첫 영화로 꼽았다. 줄거리는 혜성충돌을 막기위한 천문학자인 주인공(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정치인을 설득하며 우여곡절을 겪는 내용이다.
여기서 참 재밌는 것을 느낀게, 주인공이 혜성충돌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릴 때 두괄식이 아닌 현상발생 => 방법론 적용하여 해석 => 결론의 flow를 그대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장황한 설명을 통해 설득하려하자, 청자는 지루해 떨어져버리고 "No Math!" 라는 역정까지 들으며 인류종말의 위기가 시시콜콜한 nerd의 방구석 걱정으로 취급되었다.
이 장면에서 공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참 공감이 되었다 ㅋㅋㅋ 자화상을 본 듯한 부끄러움의 웃음이 났다.
집에서, 학교에서, 군대에서, 회사에서 결론을 설명하기 전 장황한 현상설명과 결과도출을 위한 방법론을 열거할 때, 부모님, 친구, 선배, 교수에서 상사까지 모두 "No Math!"를 외쳤다.
바쁜 삶을 사는 그대들에게 필요한 정보만 꼭 집어 두괄식으로 전달하지 못한 내게 오는 질책이었다. 말하려던 사안의 본질을 30%, 40% 씩 청자에게 피로감으로 깎아먹고 전달한 것이다.
전달하려는 내용을 못 전달함과 더불어 횡설수설하는 답답한 놈이라는 이미지는 덤으로 챙겼다.
어떻게 해야 내가 원하는 바를 Loss가 없이 수율 100%에 가깝게 청자에 전달할 수 있을까?
경험 상 아래와 같이 말하는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0. 말의 목표를 정해라.
의견을 주장하거나, 보고할 때는 말의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청자로부터 어떠한 내용의 답변을 듣기 위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인식시키기 위해 등 여러가지 목표가 있을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꼭 숙지하고 말을 꺼내자
1.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자.
보통 의견을 조리있게 전달해야하는 경우는 상사, 부모, 선생 등 최소 나보다 윗사람이며, 보고를 받는 입장이다.
그들은 당신을 어리숙한 얼치기, 미숙자로 볼 확률이 다분 존재한다.
말이 길어질 수록 실수를 꼬집히기 쉬우니,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자.
2. 30% 정도만 말하자.
100% 내용을 전달하기에는, 사람의 집중력이 따라갈 수 가 없다. 국어듣기평가도 정답 100%가 아니지 않는가.
심지어 우리는 완벽한 스크립트를 읊조리는 것이 아닌, 엉망인 머릿 속 단어들을 조합하여 내 뱉는다.
따라서, 길게 100% 얘기하는 것은 내용전달 측면에서는 효율이 떨어진다.
말하고자 하는 바에서 기본골조를 이루는 내용만 전달하자. 나머지 디테일 70%는 청자가 궁금해지면 묻게 될 것이다.
3. 호기심을 자극해라.
위 2. 의 30%에서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대학교 발표수업에서 국룰처럼 앉아있는 동료 수강생에게 질문을 던진다.
목표는 청자의 호기심을 돋구어 내용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30%를 얘기하며 상대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물론 이는 Skill이 필요하다. 청자의 호기심자극을 위해 대학 신입생들의 발표처럼, "여러분의 XXX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의 전형적인 래퍼토리보다는, 세련된 혹은 타고난 기교가 필요한 부분이다.
말은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로서, 글과 다르게 휘발된다.
수거하여 수정이 안되므로 중요한 자리에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황에서 횡설수설하게 된다면, 나중에 이를 수습하기도 쉽지 않다.
말을 잘하기 위해 깔끔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도 함께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